뉴웬 Ⓒ최용준

'애매모호한'을 떠오르게 하는 스튜디오의 이름은 본질적 목표와 사뭇 다른, 깊은 내면의 모호성을 담은 가벼운 위트를 의도하고 있다. MMOA.STUDIOS의 시선은 일상적인 시선들과 구분된다. 단편적인 사고로 사물을 바라보지 않고 전체를 관찰 하며, 주변 환경과 사람, 그 속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감성들에 집중한다. 강인함보 다 어우러짐을, 부드러우면서도 경계가 없는 다채로운 표현을 추구한다.

궁금정원 Ⓒ최용준

궁금정원 Ⓒ최용준

Q. MMOA.STUDIOS와 김진웅 소장의 소개를 부탁한다.

MMOA.STUDIOS의 메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김 진웅 대표라고 한다. MMOA는 디자인 경계의 애매모호함에 대 해 관찰하고 탐구하는 크리에이티브 집단이다. 또한 편향적인 사고로 공간을 바라보지 않고 MMOA만의 다양한 사고와 생각 을 담아내며, 늘 재미있고 위트 있게 작업에 임한다. 프로젝트 를 진행하다 보면 한 가지 방식으로만 디자인 언어를 풀어내는 건 아니다. 나의 개인적인 성향, 클라이언트의 강력한 요구 사 항이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디자인이 풀어지기도 하기에 경계 에 대한 생각들을 항상 하게 됐다. 한 가지 스타일로 디자인하 는 스튜디오가 아니다 보니 경계가 없는 디자인이 결국 내가 생 각하는, MMOA가 생각하는 재미난 작업을 하는 프로세스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사명을 결정하게 되었다.

ARG Headquarters Ⓒ최용준

ARG Headquarters Ⓒ최용준

ARG Headquarters Ⓒ최용준

Q.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매번 새로운 경험과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기대감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시작하지만, 그 중에서도 클라이언 트와 특별한 경험을 했던 ARG Headquarters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MMOA의 이름으로 시작한 첫 오피 스 프로젝트였다. 클라이언트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적인 가치와 의미를 굉장히 많이 이해 하시는 분이었 다. MMOA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콘셉트를 풀어낸다. 따라서 클라이언트의 성향과 취미, 여러 성격들을 관찰하 고 공간에 스토리를 접목시킨다. ARG의 가치와 의미들을 디자인적으로 풀어냈을 때 적극적인 호응과 수용은 물론, 열린 사고로 아이디어도 많이 주셨다. 규모가 큰 공간은 아니었지만 디자인 언어를 보여주기 위한 요소들로 풍성했 던, 공간을 기획하고 디렉팅하는 역할의 의미를 더욱 진지하게 경험했던 프로젝트다. 클라이언트와 경계 없는 소통 부터 결과물까지 과하지 않은 속도로 구현해낸 MMOA 최초의 프로젝트여서 더욱 애정이 간다.

annex cafe Ⓒ최용준

annex cafe Ⓒ최용준

Q. 뉴웬 프로젝트가 IF디자인어워드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 과정이 궁금하다.

뉴웬은 MMOA의 정체성을 확립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클라이언트가 우리에게 작은 미션을 전달하며 만남이 시작됐 다. 브런치 카페이지만 한국적인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미션이었다. 메뉴도 한국적이지 않았고 언뜻 공감이 되지 않으면서도 반전 있는 사고와 아이디어에 매력을 느꼈다. 프로젝트를 한국적으로 풀기 위해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늘 보 던 한국적인 요소, 너무 자연 친화적인 요소들은 오히려 배제하고, 전통의 행위나 모습을 가시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했 다. 그래서 우리는 '엮다'라는 주제어를 통해 실타래를 엮어서 댕기를 만드는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조명을 만들었 다. 또한 마루에 앉아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가장 한국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서양식 의자에 앉는 구 조를 벗어나 햇빛이 잘 드는 공간에 대청마루를 적용해 앉는 방식에 있어서 색다른 접근을 시도했다. 이렇게 우리만의 시각과 보다 추상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재미있게 와닿았던 프로젝트였다.

뉴웬 Ⓒ최용준

뉴웬 Ⓒ최용준

Q. 상업공간 프로젝트가 돋보인다. 상업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 프로젝트에 접근하는 MMOA만의 방식이 궁금하다.

늘 다양한 성향을 가진 클라이언트를 관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확립되어가고 있는 중이지만 스토리텔링에 많은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는 그 공간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한다. 공간에서 클라이언트의 삶이 보여지고 그 형태들을 MMOA의 전문적인 공간구성으로 보여준다. 목표지향적인 이미지를 형상화하지만, 클라이언트에게는 어렵지 않고 위트 있는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서로의 호흡을 확인하고 확립해나가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끝으로 상업 공간이 대중들에게 많이 보여지긴 했지만 주거, 건축 등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경계 없이 진행하고 있다.(웃음)

WAVELET Ⓒ최용준

WAVELET Ⓒ최용준

Q. 디자인에 대한 영감은 어떻게 얻는가?

우리 주변에 있는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들에서 찾는 편이다. 다양한 상황과 사물, 순 간의 이미지를 기록하고 때론 순간적인 감정 표현을 통해 얻는다. 사물을 볼 때에도 뒤집어도 보고 혹은 저 사물이 다른 색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는 등 한 번 더 다르 게 생각하고 보는 것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찾는 편이다. 또한 디자인을 한다는 것 자 체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대화가 어려우면 소통이 안되기 때문에 더욱 더 쉽게 그리 고 위트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상대방과 교감이 생기고 커뮤니케이션이 계속 발전한다. 그러다 보니 영감이라는 것은 쉬운 말로 늘 일상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ROCKPORT Concept store Ⓒ최용준

Q.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있나.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있다면?

거창한 타이틀이나 슬로건은 없다. 경계를 굳이 우리 스스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디자이너는 자신만의 표현을 세상에 보여주고 소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지 만, MMOA는 그보다 그 경계의 불확실성과 모호한 영역에서의 위트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때론 위트 있게, 때론 진지하게. 사람들도 어떠한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듯, MMOA는 다양성의 경계를 재미있게 줄타기 하는 디자인 집단이 아닐까 싶 다. 경계의 모호성 이야말로 예상하기 어려운 새로움을 보여주는 디자인적 태도라고 나름의 정의를 내려본다.

플랜트란스 Ⓒ최용준

Q. 후배 건축가,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를 항상 강조하고 있다. 모든 클라이언트의 다양한 성향과 취향들이 공간 디렉터의 역할을 하는 우리에게 재미있는 디자인 소스로 느껴지 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내 것을 한다'라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오류를 범하 기 쉬운 직업군이기도 하다. 진행과정에서는 집요함을 드러낼 정도로 강한 애착 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임하지만, 열쇠를 넘겨주고 나면 솔직히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진정성 있는 모습들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때론 한 발자국 물러나서 바라볼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 진정성 있 는 마음으로 공간을 바라보면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플랜트란스 Ⓒ최용준

고메램 신사 Ⓒ최용준

Q. MMOA.STUDIOS과 김진웅 소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MMOA의 첫 번째 시즌은 이제 마무리하는 단계이다.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 기 위해 스스로도 공부하고 여러 가지를 더 경험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요즘이다. 현재 우리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공간을 실무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MMOA가 가지고 있는 디자인 언어와 생각들을 다방면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이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 프로젝트들을 통해 여러 경 험과 작품을 남기면서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고, 더욱 확장된 사고 와 가치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디자인 활동을 어어가고 싶다. 이를 위해 작년부터 브랜딩 작업을 조금씩 해왔고, 회사의 브랜딩 가이드 중에 ASSEMBLAGE 01~ 이라는 설명이 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공간만을 중점적으로 보여줬다면, 두 번째 이야기는 공간을 다루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하는 것이다.

'다양성' 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전달하고자하는 이야기의 핵심이다. 경계가 없는 다양성의 가치 창출은 우리의 두 번째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한일관 Ⓒ최용준